2010/07/14 00:15
온갖 리뷰/책
창가의 토토 - ![]()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프로메테우스 |
| 어른들이 정해둔 일정한 틀 속에서 수업받고, 공부하고, 시험보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로 가득한 학교가 아닌, 아이들을 위한 학교이자, 아이들에 의한 학교인 도모에 학원.. 그 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것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어느 학교를 가보든, 교실 한쪽 벽 면에는 한 학기에 배워야 하는 과목들이 적혀있는 시간표가 붙어 있고, 아이들은 그 시간표에 맞추어서 '주입식'교육을 받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우리들이 지나왔던 학창 시절의 공통된 기억이지요. 그리고, 여기에 더해져서- 지금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뛰어노는 시간 대신에 학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더 재촉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고,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대신에, '나'밖에 모르는 아이들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아이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었을 때.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며 추억을 되새겨보려 할 때,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기억들이 자리할까요. 누가 누가 더 좋은 성적을 받는지 신경을 곤두세우며 친구를 바라봐야 했던 기억? 학교가 끝나자마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사이도 없이, 저마다 각각 학원으로 흩어져서 또 다시 수업의 쳇바퀴 속으로 스며들어가야 했던 기억? 그런 기억들이, 우리 아이들의 추억이 되어버린다면. 그보다 더 슬픈 일이 있을까요. 어른들은 이야기합니다. 남들보다 뒤쳐지면 안된다.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헌데, 저는 그런 어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뒤쳐진다는 것은 무엇을 잣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후회한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후회하지 않는 삶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인지. 소위 말하는 '어른들의 생각'이 정말 궁금하고 듣고 싶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요?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이요? 그래서 온 몸을 명품으로 휘감고, 삐까번쩍하는 차를 운전해주는 기사를 고용하는 사람이 되는 것? 남들이 봤을 때 입이 떡벌어지는 집에 살고, 온갖 비싼 가구들로 가득 채워넣은 그런 집에 사는 것? 그게 어른들이 말하는 후회없는 삶이고, 뒤쳐지지 않는 삶이라는 건가요.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대를 지나온 지금에 와서도, 저는 그것이 올바른 삶이고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살기는 편하겠지요. 헌데, 얼마만큼 돈을 벌어야 '이제 그만 벌어도 되겠다.'라며 만족할까요.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에 대한 욕심'의 한계가 있기는 한건가요. 보다 더 많이 벌고 싶은 욕심에, 그래서 남들보다 더 휘황찬란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더 나아가 자신의 아이들마저 돈의 노예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건가요. 지금의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겠지요. 저에게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모여서 곤충채집을 하기 위해 산으로 잔디밭으로 뛰어다니던 기억. 비온 뒤, 물이 고여있는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소금쟁이. 그 소금쟁이를 보면서 '나도 저 소금쟁이처럼 물 위를 걸어다닐 수 있을까?'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기억. 추운 겨울, 잔디밭이 하얀 눈에 덮이면, 박스를 깔고 앉아 미끄럼타던 기억. 놀이터에 쭈그리고 앉아 모래구덩이를 파고 장난치던 기억. 그네를 크게 한 바퀴 휙 돌려서 하늘까지 치솟다가 땅으로 내려 온 그네의 높이가 높아지던 기억 등등..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나에게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어른들인 당신들에게도 그러한 기억들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힘든 날이 오더라도,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입가에 사르르 웃음이 번지지 않던가요.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응원군'이 되어주지 않던가요.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응원군'을 아이들에게서는 빼앗으려고 하는건지,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린 아이는, 그 나이때에 가져야 하는 추억들을 마땅히 가져야 할 자격이 있습니다. 어른이라고해서, 세상을 조금 더 오래 살았다고 해서- 그 판단이 그릇된 것인지 아닌지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아이들의 추억을 막을 권리는 그 어느 어른들에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도모에 학원은 바로 그 어린아이들에게 추억을 심어주고 꿈을 꾸게 해주는 학교입니다. 지금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진 그런 '꿈 같은 현실'이 바로 이 책 속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실화라고 합니다. '꿈 같지'만, '현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은 말하겠지요. '그 시대니까 가능했던거야.'라고. '지금 시대에서 그게 가능키나 한 이야기야?'라고. 헌데, 어느 시대에서나 어른들의 욕심은 똑같았습니다. '창가의 토토'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시대 속에서도, 지금의 학교와 같은 학교가 많았습니다. 아니, 대다수였습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토토의 부모님과, 도모에 학원에 다녔던 아이들의 부모님은 지금의 우리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라는 것입니다. '성공'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아이'가 '아이답게' 클 수 있는 선택을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이 책의 마지막장에 나오는 작가 후기를 보면 잘 아실테지요. 어느 누구하나 '불행하게 되었다.'라는 문구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꾸던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공한 삶 아닐까요. 그것이 행복한 삶 아닐까요.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작가 자신은 바로 그 어린 시절을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은 이러했노라고- 이렇게나 행복했고 이렇게나 즐거웠고 나에게 있어 학교라는 곳은, 더 이상 답답하고 지루한 곳이 아니라 가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그리고, 수업이 끝난다는 것이 너무도 속상한. 그런 곳이었다고. 구로야나기 테츠코. 이 작가는 자신의 어린시절이. 도모에 학원이 잊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창가의 토토'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고, 읽혀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도모에 학원이 살아 숨쉬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말입니다. 작가는, 이 세상에 도모에 학원이 다시 만들어졌으면-하는 바람을 갖고 이 책을 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교육 현실을 애통해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진짜 학교'가 어떤 곳인지를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어른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추억에. 이 책을 통해 호소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에게도 작고 예쁜 추억들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말이에요. |
http://bleuchatte.tistory.com2010-07-13T15:15: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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